Code of Nature
EN
인사이트로 돌아가기
데이터 랩

이끼와 미생물로 달·화성 토양 복원 가능성을 탐구하다

달과 화성 토양에서도 작물 생장이 가능할지 탐구한 COFN 논문 리뷰

2025-09-30논문 리뷰

우주에서도 농사가 가능할까?


공상과학 소설 속에서만 가능했던 장면 ― 인류가 달이나 화성에서 식물을 키우며 살아가는 모습. 이제는 더 이상 상상만이 아닙니다. 과학은 실제로 이 질문에 답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코드오브네이처 연구팀 역시 그 여정에 합류했습니다.

2025년 9월, 우리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Ecological Indicators에 「Moss-derived microbiome improves crop growth in lunar and Martian soil simulants (이끼 유래 미생물이 달·화성 모의 토양에서 작물 성장을 촉진한다)」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우주 농업의 가능성만 보여준 것이 아닙니다. 지구에서 황폐화된 토양을 되살리는 해법이, 동시에 우주 생존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한 실험적 증거입니다.

이끼 기반 미생물 군집이달·화성 모의 토양에서 작물 성장을 돕는다

  • 논문명 :「Moss-derived microbiome improves crop growth in lunar and Martian soil simulants」
  • 게재 저널 : Ecological Indicators (2025)
  • 연구 목적 : 이끼와 그 유래 미생물이 달·화성 모의 토양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토양을 개선하고, 작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지 확인
  • 실험 대상 : 이끼(Hypnum plumaeforme)∙미생물 (Pseudomonas monteiliiBacillus cereus 등)∙작물(보리 Hordeum vulgare)
<em>©Park, J., Kang, D., Jang, J.W., Choi, S., Jeong, S., Kim, S. & Kim, D., 2025. Moss-derived microbiome improves crop growth in lunar and Martian soil simulants. Ecological Indicators, 178, p.114023. </em>https://doi.org/10.1016/j.ecolind.2025.114023<br /><br />
©Park, J., Kang, D., Jang, J.W., Choi, S., Jeong, S., Kim, S. & Kim, D., 2025. Moss-derived microbiome improves crop growth in lunar and Martian soil simulants. Ecological Indicators, 178, p.114023. https://doi.org/10.1016/j.ecolind.2025.114023

연구 배경 1. 토양 황폐화라는 글로벌 위기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 위기 중 하나는 토양 황폐화입니다. 이미 전 세계 토양의 약 40%가 퇴화된 상태에 있으며, 일부 전망에 따르면 2050년까지는 전체 토양의 90%가 열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환경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토양이 무너지면 식량 생산이 감소하고, 생물다양성이 줄어들며, 생태계 서비스가 붕괴됩니다. 나아가 전 세계 GDP의 10% 이상이 손실될 수 있을 만큼 사회·경제적 영향도 매우 큽니다.

이처럼 거대한 문제 앞에서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척박한 환경을 견뎌온 작은 생명체, 이끼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 배경 2. 왜 이끼인가?

이끼는 약 4억 년 전부터 지구에 존재해온 원시적인 식물입니다. 관다발이 없는 단순한 구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아 왔습니다. 바로 이 점이 오늘날 복원 연구에서 이끼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이끼는 먼저 수분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건조한 환경에서도 토양 표면에 미세한 수분 순환을 유지하게 하여, 다른 생명체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줍니다. 동시에 토양 입자를 서로 엮어 구조를 안정화시키고, 침식을 줄이며, 물리적인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끼는 공생 미생물과 함께 작용하면서 영양분이 순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질소와 탄소의 순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즉, 이끼는 단순히 땅을 덮는 피복식물이 아니라, 생태계 회복을 촉진하는 일종의 촉매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 배경 3. 우주 내 자급자족을 위한 과제

달과 화성에 인간이 장기간 머물기 위해서는 단순한 탐사를 넘어서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결국 핵심은 식량, 산소, 물과 같은 생명 유지 자원을 현지에서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순환시킬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이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개념이 바로 BLSS와 ISRU입니다.

BLSS는 생물 재생형 생명 유지 시스템(Bio-regenerative Life Support Systems)의 약자로, 식물이나 미생물과 같은 생물학적 시스템을 활용해 자원을 순환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ISRU는 현장 자원 활용(In-Situ Resource Utilization)을 뜻하며, 지구에서 모든 것을 실어 나르는 대신 달과 화성 현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개념입니다.

최근 연구들은 장기 우주 임무나 달·화성 거주지에서 필요한 식량을 전부 지구에서 공급받는 방식이 물류, 비용, 시간 면에서 사실상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만큼 현지 자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우주 개발의 필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 달과 화성의 토양이 작물 재배에 적합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달과 화성 모사토는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 비료나 유기물이 없으면 작물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특히 화성 모사토의 경우 유기물 함량이 낮고 염분과 중금속 농도가 높아, 식물 생장에 더욱 불리한 조건을 보입니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현지 토양을 개선하고 작물 재배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번 이끼-미생물 복합 연구가 설계되었습니다.

연구 설계와 조건

연구팀은 건조 분말 상태의 H. plumaeforme와 이끼에서 분리한 미생물(P. monteiliiB. cereus 등)을 활용했고, 시험 작물은 보리(H. vulgare)를 선택했습니다. 보리는 발아 속도가 빠르고 환경 적응력이 높아, 지구와 우주 양쪽에서 식량 자원으로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실험은 국제적으로 검증된 달 모사토(LHS)와 화성 모사토(MGS)를 활용했습니다. 이 두 토양은 NASA와 국제 연구 기관에서도 표준으로 사용하는 공인 모의 토양(simulant)으로, 실제 달·화성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충실히 반영합니다.

실험 설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실험의 핵심은 단순한 “식물이 자라는가?”가 아니라, 이끼와 미생물의 상호작용이 극한 토양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기능을 회복시키는가를 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요 결과

1. 일반 토양

일반 토양에서는 이끼 처리만으로도 보리의 줄기 성장과 생체량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비교적 비옥한 환경에서도 이끼가 수분과 양분의 순환을 개선하며, 식물 생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대조군(Control)과 이끼 처리한 토양(Moss)에서 자란 보리의 모습
대조군(Control)과 이끼 처리한 토양(Moss)에서 자란 보리의 모습

2. 달 모의 토양(LHS)

달 모의 토양에서는 보리의 키, 줄기 길이, 건중량이 모두 뚜렷하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이끼와 미생물을 함께 처리한 조건에서 가장 뚜렷한 상승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이끼와 미생물이 각각 따로 작용하는 것을 넘어, 함께 있을 때 더 큰 회복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3. 화성 모의 토양(MGS)

화성 모의 토양에서는 이끼 처리만으로도 보리의 여러 생장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반면 미생물 단독 처리의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끼와 미생물을 함께 적용했을 때는 식물의 성장 회복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끼가 단순한 피복층을 넘어, 미생물이 정착하고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생물학적 완충제로 작용했음을 보여줍니다.

달 모의 토양(LHS)와 화성 모의 토양(MGS)에서 자란 보리의 모습
달 모의 토양(LHS)와 화성 모의 토양(MGS)에서 자란 보리의 모습

4. 미생물·대사체 분석

미생물 군집 분석 결과, 이끼가 처리된 토양에서는 Pseudomonas, Bacillus, Devosia와 같은 유익균이 우세해지는 양상이 확인되었습니다.

미생물 군집 분석
미생물 군집 분석

대사체 분석에서는 모든 조건에서 D-riboseD-gluconate의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핵산 합성과 환원 대사의 활성화를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세포 분열과 생체량 축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화성 모의 토양(MGS)에서는 UDPL-cystine도 함께 증가했는데, 이는 스트레스 방어와 산화환원 균형 조절과 관련된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미생물 대사체 분석 결과
미생물 대사체 분석 결과

이러한 결과는 이끼가 단지 물리적으로 토양을 덮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끼는 토양 미생물 군집 자체를 조절하고, 그 과정에서 식물 성장 촉진균(PGPR)인 PseudomonasBacillus 같은 미생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연구와의 차별점

기존의 많은 연구는 이끼의 물리적 기능, 예를 들어 침식을 막거나 수분을 보존하는 역할에 주로 주목해 왔습니다. 반면 이번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끼와 미생물이 결합된 복합체가 작물의 성장뿐 아니라 세포 수준의 대사 경로까지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이 효과를 달과 화성 모의 토양에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단순한 지구 복원 연구를 넘어 우주 농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제시합니다. 즉, 이끼는 황폐한 토양을 회복시키는 생태 복원 도구이면서 동시에, 극한 환경에서 생명 유지 기반을 설계하는 미래 기술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연구의 의미

이 연구는 네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첫째, 이끼와 미생물의 상호작용이 식물 생장을 어떻게 촉진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이끼는 공생 미생물의 활성을 높이고, 토양 내 영양분과 유효 대사체를 늘려 보리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둘째, 황폐화된 토양을 회복할 수 있는 자연 기반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이끼와 미생물은 단순한 피복을 넘어, 토양 기능 자체를 되살리는 복원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농업적으로도 의미가 큽니다. 이끼-미생물 복합체는 화학 비료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작물 생장을 돕는 친환경 바이오 비료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넷째, 우주 농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입니다. 이번 연구는 BLSS와 ISRU의 한계를 보완하며, 달과 화성에서의 식량 자급 시스템을 보다 현실적인 방향으로 넓혀주었습니다.

COFN의 시사점

코드오브네이처는 종종 “왜 하필 이끼인가?”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이번 연구는 그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해줍니다.

이끼는 토양을 살리고, 미생물이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생태계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COFN이 집중하는 균주인 COFN005, COFN006 역시 Pseudomonas, Bacillus 계열처럼 토양 회복과 작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파트너입니다. 또한 제주 오름 복원 프로젝트와 같은 현장 사례는, 이러한 연구 결과가 실제 생태계 회복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작은 이끼가 거대한 생태계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코드오브네이처가 이끼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논문 살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