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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이끼도 아프나요?" 이끼 농장에서 배운 것들

지난 3월, 강원 정선의 워터앤아트를 찾았습니다

2025-04-04협업

지난 3월, 강원 정선의 워터앤아트 이끼 농장을 찾았습니다.

농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끝없이 이어진 초록색 재배 베드였어요. 멀리서 보면 다 비슷해 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생각보다 훨씬 예민한 세계였습니다.

어떤 이끼는 손끝에 힘 있게 잡혔고, 어떤 이끼는 색이 조금 탁했어요. 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손으로 만져보니 어떤 구간은 촉촉했고, 어떤 구간은 물기가 오래 남아 있었고요.

대표님은 이끼를 손으로 살짝 들어 보이며 말씀해주셨어요.

"이끼는 너무 말라도 안 되고, 너무 젖어도 안 돼요. 그 중간을 맞추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왜 농장에서는 작은 변화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지 조금 알 것 같았어요.

워터앤아트는 어떤 곳일까요?

워터앤아트 이끼 재배 현장
워터앤아트 이끼 재배 현장

워터앤아트는 강원 정선에 위치한 약 6천 평 규모의 모스 재배 전문 농장입니다. 정선 평야에서 서리이끼 양산을 국내 최초로 시도한 농가로, 현재는 서리이끼와 깃털이끼를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끼 조경과 포인트 조경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직접 농장을 둘러보니 왜 오랜 경험이 중요한지 조금 알 것 같았어요. 같은 이끼라도 계절, 습도, 물길, 햇빛 방향에 따라 상태가 조금씩 달랐거든요. 결국 매번 똑같이 관리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흙을 만지고, 이끼를 다뤄봤습니다

워터앤아트 이끼 농장 내부
워터앤아트 이끼 농장 내부
워터앤아트 이끼 재배 과정 교육
워터앤아트 이끼 재배 과정 교육

이날 저희는 설명만 듣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대표님의 안내를 받으며 직접 재배 베드에서 흙을 만져보고, 이끼를 손으로 다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건강한 이끼와 상태가 좋지 않은 이끼의 색감, 촉감, 밀도 차이를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책이나 논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감각이 생겼습니다. 어떤 조건에서 이끼가 잘 자라고, 어떤 순간에 상태가 흔들리는지에 대한 대표님의 이야기는 연구실에서는 쉽게 배울 수 없는 현장의 지식이었고요.

이끼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도 현장에서 직접 만져보는 것과 연구실에서 데이터로 보는 건 다르더라고요. 그날의 감각이 이후 실험실 작업에도 작은 기준이 됐습니다.

이끼가 아프면 어떻게 될까요?

이끼썩음병 진단 현장
이끼썩음병 진단 현장

농장을 돌아보던 중, 한쪽 베드에서 상태가 다른 이끼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색이 군데군데 탁하게 변해 있었고, 만져보니 다른 이끼들과 감촉이 달랐습니다. 대표님도 한동안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라고 하셨고요.

이끼썩음병은 습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곰팡이성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작은 변색으로 시작되지만, 방치하면 건강한 이끼 군락 전체로 번질 수 있어요. 재배 농장 입장에서는 품질과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입니다.

연구팀 입장에서는 솔직히 반가운 발견이기도 했어요. 현장에서 실제 병징을 직접 확인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원인이 뭔지 빨리 밝혀내고, 그에 맞는 처방법까지 찾아서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온 뒤 연구팀은 바로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원인균 후보를 분리해 이끼에 직접 접종하고, 동일한 증상이 재현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그렇게 발병 원인을 좁혀갔고, 워터앤아트의 재배 환경에 맞는 관리 방향을 도출해 전달드렸습니다.

이끼 전용 영양제 MoNS, 현장에 적용하다

MoNS 이끼 영양제 현장 적용

병해 관리와 함께 또 하나의 과제는 이끼가 안정적으로 활착하고 회복할 수 있는 재배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어요.

이 과정에서 이끼 전용 영양제 MoNS가 적용됐습니다. MoNS는 단순히 성장을 빠르게 하기 위한 제품이 아니에요. 이끼의 생리적 특성과 영양 밸런스를 고려해 설계한 현장 관리 솔루션입니다. 일반 비료와 달리, 이끼가 필요로 하는 영양만 골라 맞춰주는 방식이거든요.

현재 워터앤아트를 비롯한 국내 모스 농장에서 실제 재배 과정에 MoNS를 적용하며 이끼의 활착과 생장 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병해 대응과 영양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때, 현장은 더 안정적인 고품질 이끼 재배로 이어질 수 있어요.

현장 파트너로 일한다는 것

강원 정선 이끼 농장 방문
워터앤아트 대표님과 코드오브네이처 팀
워터앤아트 대표님과 코드오브네이처 팀

농장을 떠나면서 한 가지 생각이 남았어요. 좋은 복원은 기술과 제품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직접 보고,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다시 현장에 돌려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기거든요.

문제 발견 → 실험실 검증 → 현장 적용

이 순환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결국 현장과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워터앤아트와의 협력은 그걸 다시 한번 확인한 시간이었고, 방문 이후에도 협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더 많은 농장, 더 많은 현장에서 흙을 만지고 이끼를 살피며 함께 풀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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