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드오브네이처(COFN) 사업팀 인턴 예빈입니다.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보셨을 거예요.
"스타트업 인턴, 과연 괜찮을까?"
저도 똑같이 고민했어요. 스타트업이라는 말은 열정과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동시에 불확실성과 리스크라는 단어도 함께 떠오르잖아요. 괜찮을지, 잘할 수 있을지, 망설였던 시간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작이 제게 참 많은 걸 안겨주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어떻게 COFN에 합류하게 됐고, 1년 동안 어떤 사람들과, 어떤 경험으로 성장했는지 솔직하게 나눠보려 합니다. 어쩌면 이 글이, 저처럼 시작을 망설이는 누군가에게 조금은 용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코오네(COFN)를 처음 알게 된 건 교내 GTEP(지역특화 청년무역전문가 양성사업) 활동을 하던 중이었어요.
"이끼로 토양을 복원한다고요?"
처음엔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했어요. ‘이끼가 그런 능력이 있었나?’ 싶은 느낌이었달까요. 자연스럽게 드는 의문이었지만, COFN이 해결하려는 전 세계 토양 황폐화 문제와 방향성을 알게 되면서 점차 생각이 달라졌어요. ‘이거, 진짜 세상에 필요하겠다’ 싶었죠. 그러던 어느 날, 대표님께서 인턴 전환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당시엔 솔직히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하지만 제 머릿속을 맴돌던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곳인가? -> Yes.
✅ 새로운 일에도 주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곳인가? -> Yes.
✅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가? -> Yes.
그리고 마지막,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저를 믿고 기다려준 팀원들과 대표님의 신뢰. 그 신뢰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결국 저를 COFN이라는 팀으로 이끌었습니다. 돌아보면 이 모든 여정의 출발점은, 그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일본 해외 시장 보고서
1월 초, 드디어 본격적인 출근이 시작됐어요. 저는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피스로 출근하는 일정이었죠. 그리고 출근 시간은 11시. 덕분에 아침 지옥철을 피해서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까지 누리며 출근하는 건 인턴 생활의 소소한 행복이었어요.
제가 처음 맡았던 업무는 여러 기관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기관 + 생소한 용어 + 나 혼자" 이 조합,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했는데요. 전화기를 손에 쥐고 한참을 망설였고, 말문이 트이지 않아 한숨만 쉬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동기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하나씩 배워나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조금씩 자신감을 얻게 되었죠. 어느 순간부터는 자료 요청 전화를 제법 자연스럽게 걸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맡았던 일은 MoNS 제품의 SWOT 분석과 해외 시장 조사 보고서 작성이었습니다. 일본 시장을 조사하던 중, 이끼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사찰의 정서와 분위기를 구성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특히, 이끼가 잘 자라는 정원이 일본 문화에서는 ‘격조’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해외 시장 보고서를 처음 쓸 때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그저 구글 검색창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동기들과 함께 “이건 어디서 찾아야 할까?” 고민하고, 자료를 공유하며 하나씩 채워나가다 보니 어느새 한 편의 보고서가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건 분명했습니다. 서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는 것. 모든 게 낯설었던 시작이 조금씩 익숙해지던 순간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발판이었습니다.
2024 COFN 송년회
저에게는 처음으로 참여한 공식 행사였던 COFN 송년회. COFN은 서울 오피스와 양산 본사가 함께 운영되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모든 팀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오프라인 행사가 열립니다. 서울에서 양산까지 4시간, 이동 시간 내내 처음 뵙는 분들과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기대와 긴장이 교차했습니다.
처음 함께한 점심 자리에서는 다들 조심스러워 누가 먼저 말을 꺼낼지 망설였지만, 곧 서로의 별명이나 좋아하는 음식 같은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가 빠르게 풀렸어요. 게임 시간엔 의외로 승부욕도 불타올랐고요. 그리고 운명처럼 제가 1등 럭키드로우에 당첨됐어요. 무선 청소기를 받은 순간, 문득 "올해 운은 다 쓴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고, 그 장면을 함께 웃어주던 팀원들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그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각자 앞으로의 목표를 나누던 시간이었어요. 각자 자신의 목표와 다짐을 진지하게 나누는 순간, 이 팀이 단지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의 가능성과 선택을 응원하는 동료들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진짜 한 팀이구나." 그날 이후, 팀원들과의 거리는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팀이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어요.
업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즈음, 대표님과 1:1 원온원 미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단순히 지금까지의 업무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는 아니었고, 내가 어떤 일을 잘하고, 어떤 일을 좋아했는지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스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영업이나 수출입보다는, 제품의 방향성을 고민하거나 브랜드의 메시지를 정리하는 일이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는 걸 그때 비로소 깨달았어요.
이런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 대표님께서는 “그래, 그럼 사업팀으로 가보자”라고 흔쾌히 말씀해주셨습니다. 따로 설득하지 않아도 고민 없이 믿어주시는 그 한마디에 마음이 놓였고, 동시에 더 용기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의 대화는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해 다시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게 해준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MoNS 카탈로그 제작 과정
해외영업팀에서 사업팀으로 옮긴 뒤, 두 분의 사수와 함께 실무 피드백을 빠르게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에 대한 자신감도 점점 자라났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업무는 MoNS 제품 카탈로그를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단순히 보기 좋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끼 생장률 +30%’처럼 기술적인 데이터를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했어요. 정보는 충분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메시지의 온도가 달라졌습니다. 자료를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고, 다시 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단순한 수치도 이야기처럼 전달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경험은 ‘COFN 이야기’ 콘텐츠를 기획했던 시간이었어요. 코드오브네이처가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하나하나 곱씹으며, 그것을 저만의 언어로 써 내려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몰입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던 ‘이끼’라는 존재가, 자료를 찾고, 글을 쓰고, 의미를 붙여가는 과정 속에서 점점 가까운 이름이 되었어요.
콘텐츠 기획을 하며 알게 됐습니다. 기술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쉽게, 더 따뜻하게 전달하는 일이 제게는 굉장히 재미있고 의미 있다는 걸요. 어쩌면 이것이 앞으로 제가 더 깊이 탐색해보고 싶은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 그린 소사이어티 밋업 현장
제 진로에 있어 결정적인 방향 전환점이 된 순간이 있습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주최한 ‘그린 소사이어티 밋업’이라는 행사에서였습니다. 기후와 환경 분야에서 활동 중인 스타트업, 연구자,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 기술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는 자리였죠.
영상, 스토리, 데이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발표들을 보며, 저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것. 그동안 제가 해왔던 일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이 지점에서 하나로 이어졌습니다. 기술을 단순히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전하는 일. 저는 그런 ‘다리’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누군가의 삶을 조금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저는 그것이 가진 의미와 가능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그날 이후, 그 마음은 제 안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한 확신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Team. COFN
스타트업에서의 하루하루는 매일 새로운 문제를 마주하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 속에서 직접 길을 찾고, 작은 아이디어가 실제 프로젝트에 반영되며, 피드백을 통해 조금씩 더 나아지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었어요. 직함이 아닌 ‘역할’로 관계를 맺는 수평적인 분위기, 그 안에서 ‘진짜 나 자신’으로 존중받는 느낌,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팀과 함께 걸음을 맞추는 경험. 그 모든 순간들이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샌가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나 있었어요.
돌아보면 제가 계속 이곳에 있고 싶었던 이유는 분명했어요. 늘 함께 고민해준 동료들, 그리고 저를 믿어주었던 팀. COFN 팀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도전을 시작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또 다른 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이곳에서 배운 일에 대한 태도와 시선은 앞으로도 제 삶과 일을 이끄는 중심에 남아 있을 거예요.
이끼는 작지만 강했고, 저도 그만큼 단단해졌습니다.
스타트업 인턴, 해볼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 일단 해보세요. 생각보다 괜찮고, 가끔은 꽤 멋있습니다.
"언젠가 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이 시간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