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흙, 다른 판정
Global · 토양 오염 · 2026년 7월 21일

무슨 일이 있었나
2025년 1월 이턴 화재는 알타디나 일대에서 약 9,400채의 건물을 태웠습니다. 정화를 맡은 미 공병대(USACE)는 잔해와 함께 불탄 건물 아래 표토 15㎝를 걷어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재난 복구를 총괄하는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정화가 끝난 자리에 오염이 남았는지 확인하는 검사를 몇 달간 거부했거든요. 불필요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입장이 바뀐 건 작업자들이 정화 절차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였습니다. FEMA는 2026년 1월 검사 비용을 대기로 했고, 전소된 5,600채 가운데 100곳이 무작위로 뽑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검사를 맡은 미 환경보호청(EPA)이 결과를 내놓으며 연방의 정화 방식이 효과적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100곳 가운데 표층 토양은 95곳이, 지하 토양은 98곳이 연방 납 기준치를 밑돌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결과를 캘리포니아 기준에 대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쉽게 말하면
같은 흙을 두고 답이 둘로 갈립니다. 연방 스크리닝 레벨(200ppm)으로는 100곳 중 5곳이 기준을 넘었지만, 더 엄격한 캘리포니아 기준(80ppm)으로는 17곳이 넘었습니다. 흙은 그대로인데, 어디에 선을 긋느냐가 '합격'과 '불합격'을 갈랐습니다.
왜 중요한가
답이 갈린 건 흙 때문이 아닙니다. 조사를 어떻게 설계했느냐 때문입니다. 무엇을 잴 것인가 — 이번 조사는 납만 봤습니다. 어떻게 잴 것인가 — 한 부지에서 뽑은 30개 지점의 흙을 깊이별로 하나씩 섞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선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이 셋을 정하는 순간, 결론의 절반은 이미 정해집니다. 전문가들은 이 조사가 애초에 안전성을 가리도록 설계된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고, 종합 검사를 하지 않겠다던 결정을 뒤늦게 정당화하는 조사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끝났다'는 선언은, 결국 측정의 설계에서 나옵니다.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EPA는 이번 데이터를 앞으로의 전국 산불 대응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산불에서 '정화가 끝났다'고 말할 근거도 이 설계를 따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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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모스픽 No.03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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