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리기 가장 어려운 땅이 타고 있다
Global · 지중해 산불 · 2026년 7월 23일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여름, 6월의 기록적인 폭염이 대지를 말려놓은 탓에 지중해 유럽이 다시 불타고 있습니다. EFFIS 집계로 EU 누적 피해 면적은 7월 중순 16만 헥타르, 화재 건수는 1,000건을 넘었습니다. 예년 같은 시기의 두 배입니다. 가장 치명적인 불은 7월 9일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에서 났습니다. 최소 13명이 숨진, 안달루시아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였습니다. 그런데 이 불이 삼킨 건 울창한 숲이 아니었습니다. 폭염에 바싹 마른 에스파르토 풀과 관목, 반건조 지대의 메마른 목초지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산불은 흙을 '물을 안 먹는 흙'으로 바꿔놓습니다. 불의 열이 흙 속에 물을 튕겨내는 얇은 막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가 내려도 빗물은 땅에 스미지 못하고, 재와 흙을 데리고 비탈을 흘러내립니다. 지금 지중해에서 타고 있는 저 비탈들이, 몇 달 뒤 첫 가을비에 무너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왜 중요한가
문제는 그 흙이 원래도 얇았다는 점입니다. 반건조 지대의 흙은 유기물이 적고 층이 얕아, 한 번 쓸려나가면 되돌리는 데 수십 년이 걸립니다. 회복이 아니라 사막화 쪽으로 기울 수도 있고요. 게다가 이런 땅에서는 나무를 심어 되살린다는 익숙한 해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나무가 아니라 관목과 풀이 흙을 붙잡고 있던 땅이니까요. 그래서 산불 복원의 첫 단계는 심는 일이 아니라, 흙을 붙잡는 일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불이 잦아든 뒤 찾아올 첫 우기가 시험대입니다. 각국이 응급 안정화(사면 정리·멀칭·침사지)로 흙을 얼마나 붙잡아 두는지가 이후 몇 해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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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모스픽 No.03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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