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01 · 창간호
토양 복원이 법이 되고, 숫자가 되는 시대
이번 호 한 문장
토양 복원이 '환경 캠페인'에서 '기업과 정부가 관리해야 할 리스크'로 자리를 옮기고 있습니다.
✏️ 창간 인사 · Editor's note
안녕하세요. 전 세계 토양 복원의 흐름을 읽는 뉴스레터, 모스픽입니다.
토양 복원 뉴스는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쏟아지지만, '그래서 우리 현장엔 어떤 의미가 있는지'까지 풀어주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모스픽은 격주로 전 세계 토양 복원 이슈 중 꼭 알아야 할 것만 골라 쉽게 풀어드려요. 왜 중요한지, 앞으로 무엇이 달라질지까지 짚어드릴게요.
첫 호의 질문: 토양 복원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 모스픽 에디터 드림
WHY · 왜 지금 주목해야 할까요?
올해 하반기, 복원의 판이 잇따라 바뀝니다.
땅이 황폐해지면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탄소가 빠져나가고, 식량·물·기후 조절처럼 우리가 거저 누리던 것들이 멈추죠. 복원이 늦어질수록 그 비용은 누군가의 장부에 쌓이게 됩니다. 여기까진 사실 오래된 이야기예요.
달라진 건 '시점'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만 토지 복원을 다루는 국제 총회(8월), EU의 복원계획 제출 마감(9월), 기업 자연 공시의 첫 국제 초안(10월)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정부는 복원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기업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재무보고서처럼 공시해야 하는 시대로 들어서는 중이에요.
🗞️ 이번 호 주요 뉴스 · 3
News 01 — 🌍 세계가 '땅'을 의제로 모이는 여름

Global · UNCCD
-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6월 17일 '사막화·가뭄의 날'의 올해 주제는 '방목지(rangelands)'였습니다. 2026년이 UN이 정한 '세계 방목지·목축인의 해'이기도 하거든요. 이 흐름은 8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UNCCD COP17)로 이어집니다. 197개 당사국이 '땅을 되살리고, 희망을 되살린다'라는 주제 아래 모여, 토지 복원과 가뭄 대응, 그리고 그 '재원'을 논의합니다.
- 쉽게 말하면 그동안 환경 회의의 주인공은 기후와 생물다양성이었습니다. 올해는 '땅' 그 자체가 처음으로 무대 중앙에 섭니다. 방목지는 지구 육지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수억 명의 목축민과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식량·물·생계와 맞닿아 있는 땅이에요.
- 왜 중요한가 복원이 한 나라의 사업이 아니라 국제 외교와 재원 조달의 의제로 올라섰다는 신호입니다. UNCCD는 전 세계 육지의 최대 40%가 이미 황폐해졌다고 봅니다. COP17에 재원의 날(8/24)이 따로 마련될 만큼, 이제 질문은 "복원이 필요한가"가 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댈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8월 COP17에서 토지 복원의 재원과 방법론에 어떤 합의가 나오느냐입니다. 올해 열리는 세 개의 리우 환경협약 COP(토지·생물다양성·기후) 중 가장 먼저 열려, 2026년 한 해의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출처 · UNCCD COP17 — Restoring Land, Restoring Hope
News 02 — ⚖️ 이제 유럽에선 복원이 의무입니다

European Union · European Commission
- 무슨 일이 있었나 2024년 8월 발효된 EU 자연복원법에 따라, 27개 회원국은 2026년 9월 1일까지 '국가복원계획(NRP)' 초안을 제출해야 합니다. 2030년까지 EU 육지·해양의 최소 20%를, 2050년까지 복원이 필요한 모든 생태계를 되살리는 것이 목표예요. 다만 회원국별 준비 수준이 고르지 않아,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쉽게 말하면 '복원하면 좋다'가 아니라 '복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로 규칙이 바뀌었습니다. 대륙 전체에 구속력 있는 복원 목표가 매겨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왜 중요한가 복원이 '캠페인'에서 '규제'로 넘어온 분기점입니다. 그러면서 무엇을, 어떻게 복원으로 인정할지를 정하는 기준 싸움이 시작돼요. 아직 전 세계가 합의한 복원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회원국마다 갈리는 계획의 완성도와 재원 조달 방식, 그리고 농업·임업계의 반발입니다. 무엇보다 이 흐름이 아시아와 한국의 규제 논의로 번질지가 관전 포인트예요.
출처 · Nature Restoration Regulation, European Commission
News 03 — 📊 자연도 '공시'하는 시대 — TNFD에서 ISSB로

Global · TNFD / ISSB
- 무슨 일이 있었나 기업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도를 재무보고서처럼 공개하도록 안내하는 TNFD(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이 권고를 채택한 기관이 730곳을 넘어섰습니다(운용자산 약 22조 달러). 아시아, 특히 일본이 그 흐름을 이끌고 있고요. 더 큰 변화는 그다음입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2026년 10월 생물다양성협약(CBD) COP17(아르메니아)에서 자연 공시 표준의 첫 공식 초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 쉽게 말하면 기후 정보를 공시하듯(TCFD→ISSB), 이제 '자연'도 같은 길을 따라 의무 공시 표준으로 가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앞서 하던 틀이 곧 '안 하면 뒤처지는' 기준이 되는 흐름이에요.
- 왜 중요한가 ESG 담당자에게는 직접적인 신호입니다. 생물다양성과 복원이 더 이상 보고서 뒷장의 미담이 아니라, 투자자와 규제기관이 들여다보는 '숫자'가 되고 있습니다.
-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공시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복원 성과의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어디서, 어떻게 확보하느냐입니다. 결국 '측정'이 다음 경쟁의 무대가 됩니다.
출처 · TNFD 공식 발표, TNFD
📖 용어 노트
이번 호에 나온 낯선 말들, 한 줄로 정리했어요.
- UNCCD (사막화방지협약) 사막화·토지 황폐화·가뭄에 함께 대응하기 위한 UN 협약. 197개 당사국이 참여하며, 그 최고 의결기구가 2년마다 열리는 당사국총회(COP)입니다. 올해 COP17이 8월 몽골에서 열립니다.
- TNFD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기업이 물·토양·생물다양성 같은 자연을 얼마나 기대고,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재무보고서처럼 공개하도록 안내하는 국제 임의 틀. 기후 정보를 공시하는 TCFD의 '자연 버전'이라 보면 됩니다.
- COP (당사국총회) UN 환경협약 회원국들이 모여 결정을 내리는 최고 회의. 보통 2년마다 열리고, 회차를 붙여 'COP17'처럼 부릅니다. 올해는 사막화(8월)와 생물다양성(10월) COP가 따로 열려요.
- ISSB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제각각이던 ESG 공시를 하나의 국제 표준으로 묶는 기구. 기후(TCFD)에 이어 자연(TNFD)까지 표준으로 흡수하는 중입니다.
🔎 키워드 깊게 파기
'토지 황폐화 중립(LDN)'이 뭔가요?
이번 호 뉴스에 거듭 등장하는 '복원이 숫자가 된다'는 흐름의 핵심에 이 개념이 있습니다. 토지 황폐화 중립(Land Degradation Neutrality)은 쉽게 말해 '땅의 가계부 균형 맞추기'입니다.
한쪽에서 땅이 망가지는 게 불가피하다면, 다른 쪽에서 그만큼을 복원해 전체적으로는 건강한 땅의 면적이 줄지 않게 한다는 목표입니다. 나간 만큼 채워서 계좌를 '0'으로 맞추는 셈이죠. UN은 2030년까지 이 중립 달성을 지속가능발전목표(SDG 15.3)로 내걸었습니다.
핵심은 '중립'을 주장하려면 망가진 양과 되돌린 양을 둘 다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토양 유기, 상태, 생산성 같은 지표의 '정확한 측정'이 따라붙어요. 복원이 '한다'는 선언이 아니라 '얼마나 회복됐나'라는 데이터의 문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COFN Lens
'얼마나 했나'에서 '무엇이 달라졌나'로
앞의 '중립' 이야기를 한 걸음만 더 가볼게요. 유럽의 법도, 기업의 공시도, 8월 COP17의 재원 논의도 결국 같은 것을 요구합니다 — '회복이 정말 일어났는가'를 검증 가능한 증거로 보여줄 수 있는가.
코드오브네이처가 복원을 면적이 아니라 토양 유기탄소, 미생물 활성도, 시계열 관측, NDVI(위성으로 식생의 회복을 수치로 읽는 지표) 같은 지표로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복원의 언어가 '얼마나 했나'에서 '무엇이 달라졌나'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다음 호 예고
다음 호에서는 광산 복원을 다룹니다.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생물다양성·규제·사후관리가 얽힌 일이거든요. 광물 수요는 늘어나는데, 문 닫은 광산은 어떻게 되돌려야 할까요?
모스픽은 격주로, 땅의 관점으로 찾아갑니다. 2주 뒤 같은 자리에서 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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